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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염천을 머리에 이고 여름의 묘미 계곡산행을 하였다 부산서4번이나 차를 갈아타고 찾아온 이름도 모르는 산 사람들이 붐비지도 않고 사람냄새도 나지않는곳 오직 하늘과 흐르는 물과 바람소리와 나 자신뿐.. 사람들이 드문 곳을 개척하여 계곡을 따라 물속에서 걷고..또걷고 바위에 부딛치고..깍혀 다리통은 온통 뻘건상처와 시프런 멍투성.. 가뿐숨을 헐떡이며 가뭄으로 쩍쩍 갈라진 논바닥처럼 타들어 가는 목줄기 하얀거품을 물고 뻘겋게 달구어진 얼굴은 썬크림이 번져 인간이라기엔 처참한 몰골을 하고 8월염천을 머리에 이고 산을 오른다 흐르는 물과 함께 오르는 산이지만 8월의 염천을 머리에 이고 산을 오른다는것은 죽고 싶다라던지 혹은 털썩 주저앉아 엉엉 울고 싶은 맘 간절하다 육체는 지옥의 불구덩이속에서 활활 타들어가는 고통에 허덕이구 머리속은 하얗게 질려 무뇌 상태.. 더이상은 발을 움직일수없다 8월의 염천은 나를 질식하게 하고 포르말린에 하얗게 질려버린 몸뚱아리를 옷입은 채로 계곡속으로 질주해버린다 시원함..가슴깊이 파고드는 전율같은 차가움 짜릿함...정상을 정복한거처럼 흥분되는 기분.. 산을 오른단것은 순간짜릿함과 나자신과의 싸움에서 얻어지는 기쁨들.. 서둘러 가려던 발걸음에 밀리고 자빠지고 어퍼지면서 오히려 깨치우던 삶 하늘높이 피어나는 뭉게구름과 바위틈새로 흐르는 물줄기속에서 그것이 인생인줄 비로소 실감 하면서 가을을 닮은 노랑 단풍잎 하나가 어느새 내곁에.. 2006 8월13일 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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